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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술술 읽히는 책, 어디서나 본 적 없는 이야기, 환상적 소설 추천. 뱀에게 피어싱 - 가네하라 히토미 문신과 피어싱, 자극적이고 강렬한 소재에 자세하고도 기상천외한 성적 묘사로 한 번 읽으면 강렬하게 뇌리에 남는 소설. '뱀에게 피어싱'. 무려, 데뷔작이다. (당시 열 아홉살) 작가의 엄청난 프로필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단 생각이 든 건 결코 강렬한 소재 때문이 아니다. 다른 독자들이 하나같이 ‘가독성이 좋다.’ ‘술술 읽힌다’ 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때마침 나는 술술 읽히는 소설을 읽고 싶었다. 잘 쓴 글은 잘 읽히는 글이라는 유시민 작가의 정의처럼 나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에 알게 된 책이었다. 망설임 없이 뱀에게 피어싱을 구매했고, 사람들의 리뷰처럼 그 자리에서 소설을 단숨에 읽었다. 사실 잘 읽히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한 것이냐, 라고 반문할 수 있는데 잘 읽히는 것이야말로 독자를 제대로.. 더보기
[책리뷰] 바나나만의 독특한 세계, 하드보일드 하드럭 - 요시모토 바나나 바나나만의 독특하고 음산한 이야기. 죽음이란 주제가 한데 묶인 중편소설. 나는 이 책을 통해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을 처음 접했다. 워낙 유명한 작가의, 유명한 책들 중에서 하드보일드 하드럭이 끌렸던 이유는 문장이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느낌 충만하고 심플한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고(그 문장이 어떤 것이었는지 현재 생각나진 않지만 내가 워낙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문장을 좋아한다), 비일상적이고 신묘한 스토리가 재미와 슬픔을 안겨 주었다. 첫 번째 단편 하드보일드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준다. 애인과 헤어진 후, 홀로 여행을 떠난 주인공이 사당에서 달걀같이 작고 까만 돌을 본다. 촉으로, 단박에 특이한 기운을 느낀 그녀는 그곳을 도망치듯 서둘러 나온다. 호텔에 도착하기 전 굶주린 배를 채우려 우동 집에.. 더보기
[책리뷰]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5분만 투자하라! 5분 작가 - 마그레트 제라티 몇 번의 습작과 근거없는 자신감만 있던 시절, 타인이 쓴 글을 보고 좌절한 적이 많다. A의 글 속에 세밀한 심리묘사가 마치 내가 이별을 한 듯이 가슴을 아프게 했고, B의 글 속에 찬란한 묘사는 나를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은밀한 세계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내가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작가(지망생)임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작가란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고, 재능 없이는 글을 쓰면 안 된다고들 말한다. 작가 지망생인 나는 초반에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했다. 하지만 글을 쓴지 6년이 지나자 그 전형적인 생각이 바뀌었다. 재능이란, 글을 꾸준히 좋아할만한 의지밖에 없다. 어떤 작가든 노력하는 것이며 일반인은 그 세계를 모를 뿐이다. 그리하여 '재능' 이라는 단어를 빌려 표현하는 것이라고. 달마다 글쓰기.. 더보기
[책리뷰]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이 시대의 여성상.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박막례, 김유라 박막례. 그녀를 알게 된 경로는 내가 자주 접하는 커뮤니티였다. '어떤 할머니가 화장품 리뷰하는 영상 있는데 완전 웃겨' '진짜? 진짜?' 입소문처럼 퍼진 그녀의 유튜브 영상. 나는 박막례 할머니의 초기 편(팬)이다. 욕쟁이 할머니처럼 구수한 입담에 웃고, 손녀와 알콩달콩 노는 모습에 또 웃고, 참신한 컨텐츠에 깔깔 거렸다. 그녀의 유튜브는 답답한 내 인생의 활력소였다. 그녀의 영상을 보면 숨이 트일 것처럼 웃겼다. 그런데, 박막례 할머니의 책이 나왔다고라? 당연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구매해야지. 그렇게 해서 사게 된 책, 였다. 그녀의 일대기, 긴 인생이 짤막하게 실려 있다. 막내라서 이름도 막례, 여자라서 공부도 못했고 그저 살림만 배웠던 퍽퍽한 삶. 영상에서 접할 때보다 더 진득하게 쓰여있다. 유.. 더보기
[책리뷰] 가장 전통적이고 무서운 구미호 동화책, 여우누이 - 이성실 지금으로부터 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전설의 고향을 티브이에서 방영했었다. (그 프로그램 역시 오래간만에 제작된 공포 드라마이지만)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간판 호러 드라마는 역시나 전설의 고향이다. 전설의 고향엔 자주 나오는 귀신이 있는데 저승사자, 처녀귀신.... 등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귀신은 구미호다.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점점 해괴한 표정을 지으며 이상한 얼굴로 변하고, 손톱이 칼처럼 뾰족하고 길쭉하게 변하고, 남자의 간을 뺏어먹으려고 하는 이야기를 보고있자면 시청자의 온 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소재로 만든, 아주 유명한 동화가 있다. 바로 이다. 표지만 봐도 오싹한 이 동화를 나는 땀 뻘뻘 흘리는 무더운 여름에 구매했다. 평소 구미호에 관심.. 더보기
[책리뷰] 인생은 원래 불합리한 걸 인정하라, 그런다면 인생의 해법이 보일 것이다.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 - 마루야마 겐지 강렬한 제목부터 끌렸다. 인생따위 엿이나 먹으라니. 특이한 목차에 더더욱 마음이 갔다. 부모를 버려라, 가족 해산하자, 직장인은 노예다, 사랑따위 같잖다... 마치 뼈를 때리듯 팩폭만 날리는 차례목록. 관심이 가서 읽었고, 읽으면서도 인상을 찌푸렸지만 결국 감탄이 나오던 이 책. 마루야마 겐지의 이다. 누구나 인생은 중요하고 무거운 것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을 것이다. 인생은 매우 중요하고 귀중해서, 내가 가족에게 똑바로 하지 않으면 그 불효는 내게 다시 돌아올 것이고, 결국 인생은 운명이 정해져있어서, 내가 노력해봐야 바뀔 리 없다는 그런 패배적이고도 강박적이며 뻔한 사고패턴에 갇혀 있다면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를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대충 보면 ‘냉소주의’나 ‘염세주의’에 찌든 저자가, 인생.. 더보기
[책리뷰] 달콤하지만 씁쓸하고 슬프지만 재밌는 이야기 맛집. 쇼코의 미소 - 최은영 눈물을 글썽이게 만드는 인생 책, 누구든 하나씩 있지 않은가? 나에겐 그 책이 바로 다. 는 여러 단편이 담겨 있는. 최은영 작가의 데뷔작 소설이다. 사람들이 하도 ‘쇼코의 미소 봤어?’ ‘대박’ 하길래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해서 호기심에 샀었다. 퇴근 후, 아주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워서 반쯤은 감긴 졸린 눈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너무도 쉽게, 술술 읽히는 가독성과 몰입하게 만드는 스토리였다. 그렇게 는 가볍게 내 잠을 깨워주었다. 그리고 한 시간도 안되어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나를 울게 만들었던 이야기는 역시나 였는데, 그 이야기 속엔 한일 문화 교류로 학교 교환 학생으로 소유의 집에 왔던 일본인 쇼코가 등장한다.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소유의 집은 쇼코의 등장에 적막함이 깨진다. 은연중에.. 더보기
[책리뷰] 글솜씨가 없는 사람들, 글쓰기가 고민인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책, 보통 사람의 글쓰기 - 이준기 글쓰기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 고민이 하나 있었다면 그것은 문법이었다. 맞춤법이야 익히 외우고 그때 그때 검사기를 돌리면 되지만 문법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그래서 문법 공부했고 전보다 비문에 예민해졌다. 하지만 내가 읽던 문법 책은, 정말 문법만 들어있어서 딱히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단순 검열을 위한 책처럼 느껴졌다. 그보다는 두루뭉술하고, 실용성있는 책이 내게 필요했다. 그때 우연히 접하고 좋아하게 된 책이 있다. 이다. 책에서는 제목대로 문법과 글쓰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선생님이 눈 앞에서 설명해주는 듯한 문장과 다른 책보다 실용성 있는 구조 때문이었다. 다른 책에선 단순하고 딱딱하게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여자들이 질색하는 고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