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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책리뷰] 거짓 자아에서 걸어나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 / 삶이 괴롭냐고 심리학이 물었다 - 게일 브레너

 

저자 게일 브레너 역자 이주만 포레스트북스 2019.05.13

 

나쁜 일이 생길 때마다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툴툴거린 적 있을 것이다. 나 역시 한때 그런 부정적인 사고 방식에 사로잡혀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삶은 나아질 것 없이 우울한 사건의 연속이었고, 낮이든 밤이든 어두움 속에서 눈물을 흘렸었다. 나 자신이 한심하고 싫었고, 다른 사람과 내 삶을 계속 비교하며 불행했었다. 그때 기댈 것은 오로지 상담 뿐이었다. 줄곧 상담을 받으면서 내가 부정적인 사고에 갇혀 있단 걸 깨달았다.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나 자신이었다. 벼랑 끝에 서 있던, 바닥이던 삶. 힘들던 그 시절, 이 책을 봤었더라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제목 때문에 확 끌렸다. 삶이 괴롭냐고 심리학이 물었다니. 괴롭다, 괴롭다 수없이 외치지만 어째서 괴로운지, 그 이유에 대해 심도 깊게 생각해본 적은 일기를 쓸 때 말곤 없었다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왜 우울했었는지, 내가 왜 실패감에 빠져있었는지 그 이유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설명한다. 사람들은, 거짓 자아로 살아가면서 현재를 잃어버린다고. 거짓 자아란 무엇인가? 내가 어제까지만 해도 빠져있던 그 상태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쉽게 표현하자면 그것은 나를 속박하는 내 부정적인 생각이다

 

누군가와 약속이 깨져서 힘들다면, 분명 약속을 깬 타인의 잘못이다. 하지만 깨져서 이미 없는 약속에 미련을 갖고 슬퍼하는 내 잘못도 포함된다. 나는 나를 행복하게 할 권리가 있다. 회사에서 내가 실수를 했다면 내 과실이지만 내 인격은 잘못한 것이 없다. 단지 일처리를 못 했을 뿐, 나의 자아상에게 돌 던질 이유는 없는 것이다.

 

상담가로 활동하던 게일 브레너가 자신이 만났던 내담자들의 사례를 통해 거짓 자아를 보여준다. 나는 능력이 없어, 나는 쓸모없는 사람 같아, 우리는 이러한 수많은 부정적 인식 속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흘려왔던가? 나만 하더라도 끊임없이 주변인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패배감에 빠져 침대에서 뭉그적 뭉그적 시간을 허투루 보낸 적이 많다. 그리고 게일 브레너는 그것이 잘못된 거짓 자아임을 알려준다. 사람들의 삶이 절대 나아질 수 없는 이유는, 나 자신을 그렇게 속단하고 속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준다. 그러면서 일부 명상 책이나, 긍정적인 자기계발에서 항상 등장하는 이론 (이를테면 호오포노포노같이), ‘현재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사실 그러한 메시지는 당장 서점에 가서 어떤 심리 책을 펼쳐도 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굳이 특별하진 않다. 하지만 그러한 내가 이 책이 유달리 좋았던 이유는 아주 쉬운 말로, 쉽게 풀이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책에선 한 번씩 젠체하는 느낌이라든지, 어려운 말로 문장을 한껏 꾸며놔서, 한 번에 이해할 수 없어 다시 읽을 때가 종종 있다. 더구나 딱딱한 말씨로 자료만 보여줄 땐, 이 책에 나와있는 원칙을 내 삶에 당장 끌어오자니 거리가 멀어보이는 느낌도 준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대신 한 발짝 떨어져 연민의 눈으로 그때의 감정을 살피며 껴안았다’ ‘어떤 경험에 주의를 돌릴지 결정하는 주체는 나이다같은, 부드러운 말씨가 마음을 다독이는 듯한 기운을 느끼게 해주었다. 더구나 학생들도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당장 하루에 하나씩 치료원칙을 적용하고 싶은 기분도 든다.

 

버거운 삶에서 벗어날 때 필요한 건 일단 생각을 깨는 길이다. 내가 불쌍하단 생각 자체도 어쩌면 나 스스로 만들어낸 프레임일 수 있다. 긍정적인 생각까지 힘들다면, 그저 불행한 생각에서 벗어나라. 나는 단지 존재할 뿐이다. 그때부터 나는 생동감을 얻을 수 있는, 이성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