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책이 모인 서점에는 이야기 만드는 법칙에 관련된 책도 있기 마련이다. 작가지망생인 나역시 플롯 책을 한달에 한두권 살 정도로 꽤 읽어보았고, 많은 전문가 인터뷰도 찾아보았었다. 그치만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일부이리라. 오늘은 그 중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을 리뷰하려고 한다. 그 책은 바로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이다.
잘못된 믿음 : 아름다운 글은 모든 것을 이긴다
실제: 이야기가 아름다운 글을 이긴다. 언제나.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본문 中에서
다른 책 보다 이 책이 교과서처럼 끌렸던 이유는, 글쟁이들이 혹 할만한, 잘못된 믿음을 깨부수는 문장이 첫 단락마다 쓰여있다는 것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후 나는 많은 고민에 휩싸였다. 좋은 문장, 아름다운 문장이 쓰인 글이 당연히 좋은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내게 그러한 영감이나 재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플롯을 강조하는 줄거리 책에서도 보다 나은 문장을 쓰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그래서 날마다 시를 읽고, 필사하는 습관을 들였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믿음이다. 좋은 문장은 부수적인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독자를 흡입할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의 존재 유무였다.
저자는 말한다. 독자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맞는 말이다. 문장은 부수적인 것이며 독자를 끌고 갈 만한 이야기가 소설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고 이야기의 모든 것들을 독자가 알 필요는 없다.
잘못된 믿음: 이야기는 플롯이다.
실제: 이야기는 플롯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 가에 관한 것이다.
본문 68P (전자책 기준)
중심주제는 반드시 주인공과 주인공의 내면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꿰뚫어볼 수 있는 정확한 관점을 제공해야 한다. 플롯이니 뭐니 거창한 단어를 운운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어떤 일을 겪고 어떻게 변화하는가다. 그리고 독자는 그 감정을 함께 느껴야만 한다.
지금까지 암시만 되어왔던 것을 이제 똑똑히 말하겠다. 플롯은 이야기의 동의어가 아니다. 플롯은 주인공이 목표에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문제를 만듦으로써 이야기를 촉진시킨다. 세계가 주인공을 다루는 방식과 이에 대한 주인공의 반응은 주제를 드러낸다. 그래서 맨 마지막에, 주인공이 플롯 속을 헤매면서 억지로 경험하고 배워야만 했던 것들이 이야기 자체가 되는 것이다.
본문 69P (전자책 기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손뼉을 쳤다. 그동안 이해가 안 되고 아리송했던 문제들이 갑자기, 이 책을 통하여 퍼즐을 맞췄기 때문이다. 많은 작법 책을 보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이렇게 구체적인 설명을 보지 못했다.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의 가장 좋은 점은 작법 강의나 작법 책에서 난해하게 제시되 온 문제들이, 개인 해석으로 요점이 뒤바뀔 수 있는 문제들이 (예를 들어 플롯이나 구조같이.) 아마추어가 이해할 정도로 쉽게 설명되어 있다는 것이며, 그 문제를 깨달았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만 하는지 해결의식을 모아놓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내가 이해력이 부족하며 순수문학을 파고들지 않고, 웹소설계를 떠도는 사람이라 보다 쉽고 보다 대중적인 설명으로 쓰인, 해결 교과서를 찾은 것 뿐일지도. 하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처럼, 글쓰기에서 중요한 본질은 '가독성'이다. 쉽게 쓰인 글은 분명 좋은 글이다. 그런 설명을 원하는 작가 지망생이 있다면,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를 읽도록 하라.
(2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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