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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책리뷰] 좋아요와 알티에 목숨 거는, SNS 중독에 대해서. 페이스북 심리학 - 수재나 E 플로레스

페이스북 심리학 저자 수재나 E. 플로레스 안진희 역자 책세상 2015.09.30

 

한때 트위터를 끼고 살았었다. 그때는 내 방 창문보다 트위터 창을 더 많이 들여다봤는데, 나의 멘션에 리트윗 수와 좋아요 수가 많으면 날아갈 거 같았다. 팔로워가 하나씩 늘 때마다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팔로워 친구들보다 턱없이 부족한 팔로워와 리트윗 때문에 고민에 휩싸인 적도 많다. 그깟 sns가 뭐라고,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하는지 그땐 알 턱이 없었다.

 

내가 너무도 트위터에 의존하고 산다는 것을, 트위터 팔로워들을 진짜 친구처럼 대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내 머릿 속에서 위험 경보가 울렸다. 선을 넘었는데? 정신 차리자.

 

그때 구입한 책이 <페이스북 심리학>이다. 내가 하는 sns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뿐이지만 <페이스북 심리학>에서 나오는 설명이 대부분 들어맞았다. 우리는 이제 소셜 네트워크에 충분히 의지하고 살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좋아요의 개수, ‘가족 및 결혼/ 연애 상태정성스레 편집한 사진들 (새옷을 입고 새 여자친구를 새 차에 태운 내 모습이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 잘 봐)에 의해 우리의 가치가 정해지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멋진 순간들만을 포스팅하고 진짜 경험은 걸러낸다. 참된 자기 삶을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 신중하게 창조된 대체 세계를 통해 사람을 사귀고 소통하기 시작했고 이는 우리의 실제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문 17p

 

말 그대로 나 역시 가장 불행했을 시절, sns에는 행복해 보이는 사진으로 차고 넘쳤다. 그렇기에 진짜 내 힘든 모습을 알아차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sns를 하면 경쟁이라도 하듯 자기가 잘 사는 모습만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 아무것도 모를 때 그들의 사진을 보며 부러워했는데 지금은, 그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씁쓸한 현실이다.

 

<페이스북 심리학>에선 sns 때문에 여러 가지 유형의 고민을 가진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sns 좋아요 숫자에 집착하며 sns 팔로워들 때문에 고민인 사람, sns를 안하더라도 온라인 친구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될만한 대목이 많다.

 

나는 남편 찰스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찰스는 페이스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내가 뭘 하느냐고, 누구랑 이야기 하느냐고 물을 때마다 그는 잽싸게 노트북을 닫아버렸다.. (중략) 사실 찰스는 페이스북에서 자주 교륳던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나는 한 여자가 찰스의 포스팅에추파를 던지는 댓글을 달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이 여자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나는 찰스에 대한 감정을 넌지시 내비치는 글들을 보았다. 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을 타임라인에 올리기 시작했다. 찰스와 나는 함께 아는 친구들이 많았다.... (중략) 그 여자가 얼굴을 공개하려 한다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어쨌든 내게도 감정이란게 있으니까.

 

본문 66p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속마음을 sns에 올려서 화제가 되고, sns에 헤어지는 실시간을 업뎃하는 경우 말이다. 바람 핀 상대의 잘못이라지만, 그만큼 sns가 새로운 관계를 맺는데 좋은 수단이란 것이다. 그러므로 연인들에게 서로의 신뢰를 빼앗을 수 있다. 한편으로 의심이 자신의 망상에 지나지않고 현실과 거리가 멀 경우엔 어떨까? 두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그렇게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을까

더 많은 포스팅을 할수록 우리는 자신의 의사결정, 살아가는 방식, 신념에 대한 평가에 더 많이 직면하게 된다. 이런 것을 견딜 수 있거나 심지어 원하기까지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일부러 논란을 일으키려는 듯... (중략) 갈수록 사람들은 사생활을 잃는 것이, 자기 노출로 얻게 된다고 믿는 것-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밀접한 동맹 관계-에 비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본문 70p

 

저자의 말대로 sns에 모든 걸 업뎃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나도 한때 트위터에 미쳐있을 시절, 내가 점심엔 뭘 먹었는지, 저녁엔 술을 몇 잔 마셨는지, 다음날 무슨 약속이 있는지. 내 삶의 모든 걸 업뎃해왔다. 한번도 만나지 않은 팔로워들은 나의 사생활을 가족들보다 속속들이 꿰차고 있었다. 그 시절엔 당연한 요소였지만 지금에와서 생각건대 이 얼마나 불편한 삶인가? sns의 치명적인 오류는 내 삶을 전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2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