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책리뷰] 사람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건, 마음을 울리는 단 한줄의 문장 뿐이다. 공감받고 싶다면 읽어라. 블로노트 - 타블로

잡풀 2020. 5. 2. 14:10

저자 타블로 출판 달 2016.09.28.

 

나는 원래 타블로나 에픽하이에게 관심이 없고 라디오역시 듣지 않는다. 그렇게 라디오에 문외한인 내가 블로노트를 접하게 된 이유는 당시 내가 좋아하던 아티스트가 블로노트를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는

 

주인공은 워너원이다. 2018년. 내가 한창 좋아하던 아이돌, 워너원. 그 중 워너원의 멤버 박지훈군이 블로노트를 읽고 있다는 수소문이 내 귀에 들어왔다. (물론 현재는 어떤 아이돌도 좋아하지 않는다) 우연히 사진도 접하게 되었는데 박지훈 군이 블로노트를 소중하게 껴안고 찍은 사진이었다. 독서와 이미지가 멀었던 연예인이 책을 껴안고 있다니. 독서광이던 나는 손뼉을 쳤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pick인데 나도 읽어야지.

 

그렇게 허무맹랑하고 단순한 이유로 블로노트가 내 손에 넘겨졌다. 그리고, 많은 가수들이 블로노트를 좋아하는 걸 알았다. 블로노트는 마치 누군가의 수첩을 엿보는 듯 했다. 블로노트에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나는 원체 일기쓰는 걸 좋아하고 메모하는 일도 좋아한다. 딴말인데 작가지망생은 원래 메모를 많이 한다. 게다가 메모가 은밀한 취미이기도 해서. 스트레스 받으면 메모에 아무말 대잔치, 누구누구 욕이나 적고 다음날 메모를 읽고 찢어버리는 둥 한다. 그래서 블로노트도 스타들의 한마디 한줄 한문장 정도밖에 써있지 않지만, 호기심에 다가왔다. 게다가 에픽하이의 가사는 사람들이 알아줄 정도의 필력이라서 더더욱 궁금했다.

 

 

다들 영화처럼

살고 싶다고 하는데

그럼 

두시간만 살 건가

-영화감독 박찬욱-

 

내가 자서전을 쓴다면

잔혹 동화가 될 것 같아

 

올라갈 땐 계단

내려올 땐 절벽,

사랑.

 

내 마음 잠시만

외장하드에 옮겨놓고 싶다.

 

본문 中

 

 

공감할 대목도 많고, 재밌는 이야기도 꽤 많다. 블로노트를 처음 접할 땐 솔직히 실망했었다. '에게게, 메모가 이렇게 짧은데 가격만 비싼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며. 그리고 몇 해 전부터 유행하는 sns 감성 시를 떠올리게도 한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 없고 그 시절로 돌아가면 책 대여를 하는 방법을 선택하겠다. 그치만 이것 하나는 진짜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글들은 단 몇 마디면 충분하다는 것. 설령 그것이 몇줄 안 되는 인스턴트 글이어도 말이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인상 찌푸리며 읽기 시작한 블로노트를 웃으면서 책장을 덮었다. 몇줄 안 되는 활자 안에 공감되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 사는 건 역시 똑같구나, 싶다. 이런 일상의 조각을 덧붙여 가사를 만드는 구나, 아티스트의 모습도 그려진다. 그렇게 우리는 한 문장도 안되는 문장들에 마음이 움직인다. 블로노트는 그런 문장들의 총집합이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