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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책리뷰] 인생은 원래 불합리한 걸 인정하라, 그런다면 인생의 해법이 보일 것이다.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 - 마루야마 겐지

작가 마루야마 겐지 김난주 번역 바다출판사 2013.10.30

 

강렬한 제목부터 끌렸다. 인생따위 엿이나 먹으라니. 특이한 목차에 더더욱 마음이 갔다. 부모를 버려라, 가족 해산하자, 직장인은 노예다, 사랑따위 같잖다... 마치 뼈를 때리듯 팩폭만 날리는 차례목록. 관심이 가서 읽었고, 읽으면서도 인상을 찌푸렸지만 결국 감탄이 나오던 이 책.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 이다.

 

누구나 인생은 중요하고 무거운 것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을 것이다. 인생은 매우 중요하고 귀중해서, 내가 가족에게 똑바로 하지 않으면 그 불효는 내게 다시 돌아올 것이고, 결국 인생은 운명이 정해져있어서, 내가 노력해봐야 바뀔 리 없다는 그런 패배적이고도 강박적이며 뻔한 사고패턴에 갇혀 있다면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를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대충 보면 냉소주의염세주의에 찌든 저자가, 인생은 가볍게 살아도 좋고,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니 카르페디엠, 현재를 살라! 같은 입에 번지르르한 말을 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 결국 인생은 불행할 것이며 그것을 자초한 것은 자신이라고, 뼈를 때리듯 말한다. 마루야마 겐지는 우리의 삶을 평안한 것이 전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이 삶을 잘 살려면 내가 주도해야 하며,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삶은 불행하고 힘든 것이지만 죽음이 있다. 그런데 무엇이 두려운가?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 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보낸다.

 

처음에 책을 읽을 땐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판단을 못했다. 비판만 가득한 시각으로 팩폭만 날리는 것인지 걱정했고, 공감하면서 불안해했다. 하지만 마루야마 겐지는 결국 이러한 냉혹한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것을 강조한다. 나는 사실 이렇게 냉혹하고도 너무도 현실적이라 한편으로 잔인한 메시지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류의 책이나 강의는 별로 마음에 내키지 않았었다. ‘결국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강조한다고 해서 우리가 얻는 게 무엇인가? 기분만 상할 뿐이지’ '이 시간에 좀더 긍정적인 생각을 해서 기운을 내는 게 낫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쩌면 그 생각은 그저 뼈아픈 현실적인 말을 회피하는 내 성향일 수도 있다. 팩폭을 날림으로써, 보다 냉철하고 차분한 태도로 인생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도 있는 점을 몰랐던 것이다.

 

그 전까진 그저 죽음이란 무엇운 것이며, 내가 내일 당장 죽게 된다면 어떡하지? 불안에 떨었었다. 그런데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바뀌었다. 결국 내가 노력하면 후회나 미련이 남지 않게 되며, 인생은 그렇게 자주적이고 진취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냉혹하고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어른이 되고 성장한다. 이 책을 통하여, 조금은 성장한 내 자신을 느꼈다.